변호사 칼럼 · 2026. 10. 21.

'한두 잔' 뒤 들이받은 오토바이, 음주운전 사고에서 치상은 언제 빠지나

면허 정지 수치 음주운전으로 오토바이를 들이받은 사건으로 본 음주운전 처벌, 교통사고처리특례법의 예외, 사고 후 조치 의무와 피해자 대응.

사진 dr-scott, CC0(Openverse)

"한두 잔 마셨다", "휴대전화를 떨어뜨려 줍다가 차가 앞으로 움직였다". 음주운전 사고를 낸 운전자에게서 자주 듣는 해명이다. 최근 한 방송인의 사건에서도 같은 말이 나왔다.

보도에 따르면 이 방송인은 지난달 밤 인천 송도의 한 사거리에서 술을 마신 상태로 운전하다 신호를 기다리던 오토바이를 들이받았다. 현장에서 측정한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정지 수준인 0.03퍼센트 이상 0.08퍼센트 미만이었다. 오토바이 운전자는 크게 다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입건 당시 부상이 확인돼 치상 혐의 적용을 검토했지만, 조사를 거쳐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혐의만 적용해 공소청에 송치했다.

같은 사고라도 어떤 죄명이 붙느냐에 따라 형량과 합의의 의미가 크게 달라진다. 음주 상태의 접촉 사고에서 운전자와 피해자가 알아야 할 점을 정리한다.

1. 음주운전 자체에 대한 처벌

도로교통법 제44조 제1항은 술에 취한 상태에서 자동차 등을 운전하는 것을 금지하고, 제148조의2 제3항은 혈중알코올농도에 따라 처벌을 나눈다. 0.03퍼센트 이상 0.08퍼센트 미만이면 1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하의 벌금, 0.08퍼센트 이상 0.2퍼센트 미만이면 1년 이상 2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상 1천만원 이하의 벌금이다.

다시 위반하면 사정이 달라진다. 같은 조 제1항은 음주운전으로 벌금 이상의 형이 확정된 날부터 10년 안에 다시 음주운전을 한 사람을 따로 무겁게 처벌한다. 수치가 낮다는 이유로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 기준선은 0.03퍼센트로, 체질과 마신 시각에 따라 소주 한두 잔으로도 넘을 수 있다. "조금밖에 안 마셨다"는 말은 수치 앞에서 의미를 잃는다. 형사처벌과 별도로 운전면허 정지나 취소 같은 행정처분도 뒤따른다.

2. 사고까지 났다면 무엇이 달라지나

가. 음주운전 치상은 합의와 보험이 면책이 되지 않는다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3조 제2항은 업무상과실치상 사고라도 종합보험에 가입했거나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공소를 제기할 수 없게 한다. 그러나 같은 항 단서 제8호는 술에 취한 상태에서 운전하다 사람을 다치게 한 경우를 예외로 둔다. 음주 상태에서 사람을 다치게 한 사고는 보험 처리나 합의가 있어도 재판에 넘겨질 수 있다는 뜻이다. 혈중알코올농도가 높아 정상적인 운전이 곤란한 상태였다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상죄가 문제 된다.

나. 치상이 빠지는 경우

이번 사건에서 치상 혐의가 빠진 구체적인 이유는 보도되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치상죄가 성립하려면 피해자의 건강 상태가 나빠지는 '상해'가 인정되어야 한다. 진단서가 있다고 바로 상해가 되는 것은 아니고, 치료가 필요 없을 정도로 극히 가벼운 경우라면 상해로 보지 않기도 한다. 이 경우 운전자에게는 음주운전죄만 남지만, 피해자의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는 그와 별개로 가능하다.

반대로 피해자에게 치료가 필요한 부상이 확인되면 사정이 달라진다. 음주운전죄에 더해 업무상과실치상죄가 함께 문제 되고, 앞서 본 단서 조항 때문에 합의를 했더라도 공소 제기를 막을 수 없다. 같은 사고라도 진단 내용과 치료 경과가 죄명을 가르는 셈이어서, 사고 직후의 의료 기록이 양쪽 모두에게 중요한 증거가 된다.

다. 가벼운 사고라도 자리를 뜨면 안 된다

도로교통법 제54조 제1항은 사고를 낸 운전자에게 즉시 정차해 사상자를 구호하고 인적 사항을 제공할 의무를 지운다. 이를 어기면 제148조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대법원 2019. 7. 11. 선고 2017도15651 판결

교통사고를 낸 운전자가 인적 사항이나 연락처를 알려주지 않고 곧바로 현장을 벗어났다면, 피해 차량의 물적 피해가 경미하고 파편이 도로에 흩어지지 않았더라도 원칙적으로 필요한 조치를 다한 것으로 볼 수 없다.

이번 사건의 운전자는 직접 경찰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음주 사실이 드러날까 두려워 자리를 피하면 도주 혐의가 더해져 처벌이 훨씬 무거워진다.

3. 실무 조언

가. 운전자라면

사고 직후에는 차를 안전한 곳에 세우고 피해자 상태부터 확인한 뒤 112와 보험사에 연락한다. 음주측정에는 응해야 하며, 측정을 거부하면 그 자체로 무겁게 처벌된다. 측정 수치에 의문이 있으면 그 자리에서 채혈 측정을 요구할 수 있는지 확인한다. 조사에서는 마신 술의 양과 시각, 운전 경위를 사실대로 일관되게 진술하고, 피해자와의 합의는 형량을 정할 때 중요한 사정이 되므로 성실하게 진행한다.

나. 피해자라면

다친 곳이 없어 보여도 사고 당일이나 다음 날 진료를 받아 기록을 남긴다. 사고 현장 사진, 블랙박스 영상, 목격자 연락처를 확보하고, 상대방 보험사의 대인·대물 접수번호를 받아 둔다. 상대가 음주 상태였다면 자동차보험 처리와 별도로 위자료를 포함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합의서에 서명하기 전에는 후유증 가능성까지 따져 금액과 조건을 정해야 한다.

4. 한두 잔이 남기는 기록

면허 정지 수준의 수치라도 음주운전은 음주운전이다. 그리고 그 기록은 10년 동안 다음 위반의 형량을 끌어올린다.

사고 규모가 작았다는 사실은 결과가 운이 좋았다는 뜻일 뿐이다. 한두 잔을 마셨다면 운전대를 잡지 않는 것, 그것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다.

(대온 법률사무소 신동우 대표변호사)

이 칼럼은 2026. 10. 21. 기준 법령과 판례로 쓴 일반적인 법률 정보이며,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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