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칼럼 · 2026. 10. 23.

'어젯밤 맥주 두 잔'이 아침 면허정지로, 등굣길 숙취운전의 법적 책임

스쿨존 등굣길 음주 특별단속에서 적발된 숙취운전 사례로 본 0.03% 기준과 처벌, 측정 수치 다툼의 한계, 면허 처분 대응과 예방.

사진 freestocks.org, CC0(Flickr·Openverse)

아이를 학교에 내려 주고 돌아가던 길에 면허정지 통지를 받았다. 지난 22일 오전 8시부터 한 시간 동안 서울 송파구의 한 초등학교 앞 어린이보호구역에서 경찰이 등굣길 음주운전 특별단속을 벌였다. 시내버스를 뺀 통과 차량 전부가 음주 감지기를 거쳤고, 한 시간 만에 19건이 적발됐다. 면허정지 수준의 음주운전 2건, 교통법규 위반 10건, 계도 7건이다.

첫 번째는 40대 여성 운전자였다. 자녀를 등교시키려고 1km쯤 운전했고 혈중알코올농도는 0.040%였다. 처음에는 음료수만 마셨다고 했다가 전날 밤 10시까지 맥주 두 잔을 마시고 새벽 1시에 잤다고 털어놨다. 10분 뒤 100m 떨어진 지점에서 적발된 40대 남성 운전자는 0.034%였다. 새벽 1시까지 와인 한 병을 마셨고, 숙취가 없어 커피를 마시고 나왔는데 단속에 걸릴 줄 몰랐다고 했다. 경찰은 겨울방학 때까지 스쿨존 단속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두 사람 모두 자신은 멀쩡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법은 느낌이 아니라 수치로 판단한다. 숙취운전이 왜 음주운전이고, 걸렸을 때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정리해 본다.

1. 숙취운전도 음주운전이다

도로교통법 제44조 제1항은 술에 취한 상태에서의 운전을 금지하고, 제4항은 그 기준을 혈중알코올농도 0.03% 이상으로 정한다. 어젯밤 마신 술인지 오늘 아침 마신 술인지는 묻지 않는다. 0.034%든 0.040%든 0.03%를 넘으면 그 자체로 범죄다.

처벌은 제148조의2 제3항이 정한다. 0.03% 이상 0.08% 미만은 1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 원 이하의 벌금, 0.08% 이상 0.2% 미만은 1년 이상 2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 원 이상 1천만 원 이하의 벌금, 0.2% 이상은 2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 원 이상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이다. 음주운전으로 벌금 이상의 형이 확정된 뒤 10년 안에 다시 적발되면 같은 조 제1항에 따라 형이 더 무거워진다.

형사처벌과 별도로 시도경찰청장은 제93조에 따라 운전면허를 취소하거나 1년 안의 범위에서 정지할 수 있다. 이번 두 운전자는 면허정지 대상이 됐다. 벌금과 면허정지는 각각 따로 받는 처분이다.

2. 법적 쟁점

가. 술이 깼다는 느낌은 기준이 아니다

몸 안의 알코올은 시간이 지나며 분해되지만 그 속도는 사람마다 다르고, 느낌과도 다르다. 대법원은 일반적으로 음주 후 30분에서 90분 사이에 혈중알코올농도가 최고치에 이른 뒤 시간당 약 0.008%에서 0.03%, 평균 약 0.015%씩 줄어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설시한 바 있다. 새벽 1시까지 와인 한 병을 마셨다면 아침 8시에 0.03%가 남아 있는 것이 전혀 이상하지 않다. 잠을 잤다거나 커피를 마셨다는 사정은 수치를 바꾸지 못한다.

나. 측정 수치를 다툴 수 있는 경우

음주운전 사건에서 수치 다툼은 주로 두 갈래다. 하나는 운전 시점과 측정 시점 사이에 시간 차가 있고 그때가 농도 상승기여서 운전 당시에는 기준치 아래였을 수 있다는 주장이고, 다른 하나는 측정 없이 공식으로 역추산한 수치를 믿을 수 있느냐는 다툼이다.

대법원 2013. 10. 24. 선고 2013도6285 판결

운전 시점과 측정 시점 사이에 시간 간격이 있고 그때가 혈중알코올농도의 상승기로 보이더라도 그 사정만으로 운전 당시 처벌기준치 이상이었다는 증명이 불가능하다고 볼 수는 없고, 시간 간격, 측정 수치와 기준치의 차이, 음주량, 운전자의 행동 양상 등을 종합하여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대법원 2001. 7. 13. 선고 2001도1929 판결

위드마크 공식으로 운전 시점의 혈중알코올농도를 역추산할 때는 피검사자의 체질, 음주 속도 등 개인차를 고려해야 하고, 산출된 수치가 기준치를 근소하게 초과하는 정도라면 범죄 사실 인정에 더욱 신중하여야 한다.

숙취운전은 대개 농도가 내려가는 하강기에 적발된다. 운전 당시 농도가 측정치보다 높았으면 높았지 낮았을 가능성은 거의 없어, 상승기 주장은 통하기 어렵다. 다만 측정 절차에 문제가 있었거나 수치가 기준치에 아주 가깝다면 혈액 채취 재측정을 요구할 수 있다. 제44조 제3항은 호흡측정 결과에 불복하는 운전자에게 동의를 받아 혈액 채취로 다시 측정하도록 하고 있다.

다. 어린이보호구역이라는 장소의 무게

이번 단속이 스쿨존에서 이뤄진 데는 이유가 있다. 등교 시간 아이들은 돌발 행동이 잦고, 조금 남은 알코올도 반응 속도를 늦춘다.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안전 의무를 어겨 13세 미만 어린이를 다치게 하면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13에 따라 1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상 3천만 원 이하의 벌금, 사망에 이르게 하면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으로 가중처벌된다. 여기에 음주까지 겹치면 형은 더 무거워진다. 숙취운전으로 스쿨존을 지나는 것은 그 위험을 안고 달리는 셈이다.

3. 실무 조언

가. 단속에 걸렸다면

측정에는 응해야 한다. 측정 거부는 제148조의2 제2항에 따라 1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 원 이상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낮은 수치의 음주운전보다 훨씬 무겁다. 측정을 어렵게 하려고 추가로 술을 마시거나 약품을 쓰는 음주측정방해행위도 같은 형으로 처벌된다. 수치에 의문이 있으면 그 자리에서 혈액 채취를 요구하고, 진술은 사실대로 간결하게 한다. 처음에 음료수만 마셨다고 둘러대다 번복하는 것은 이후 절차에서 좋을 것이 없다.

나. 면허 처분에 대응하기

면허 취소나 정지 처분을 하기 전에 경찰은 처분 내용과 의견제출 기한을 미리 알려야 하고, 처분할 때는 행정심판 청구 기간을 통지해야 한다(제93조 제4항). 생계에 운전이 꼭 필요한 사정이 있으면 의견제출과 행정심판에서 감경을 구할 수 있다. 형사 절차에서 벌금형이 확정되는 것과 별개로 진행되므로 두 절차를 함께 챙겨야 한다.

다. 전날 술자리가 있었다면

가장 확실한 방법은 다음 날 아침 운전대를 잡지 않는 것이다. 마지막 잔을 비운 시각에서 시간당 0.015% 정도가 줄어든다고 치면, 맥주 두 잔도 아침까지 남을 수 있다. 자녀 등교는 대중교통이나 다른 보호자에게 맡기고, 숙취가 없다는 느낌을 믿지 말아야 한다. 사고가 나면 형사책임 외에 보험 약관에 따른 사고부담금과 민사 배상까지 더해진다.

4. 맺음

어젯밤의 술이 아침의 범죄가 된다. 이번에 적발된 두 사람은 아무도 다치게 하지 않았지만, 아이들이 길을 건너는 시간에 0.03%를 넘긴 채 운전했다는 사실만으로 형사처벌과 면허정지를 받게 됐다. 스쿨존 앞 단속은 겨울방학까지 계속된다. 전날 마셨다면 아침에는 걷는 것이 가장 싼 선택이다.

(대온 법률사무소 신동우 대표변호사)

이 칼럼은 2026. 10. 23. 기준 법령과 판례로 쓴 일반적인 법률 정보이며,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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