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칼럼 · 2026. 11. 4.

FSD 켜고 달리며 게임, 감시 카메라까지 가렸다면 사고 책임은 누가 지나

주행 보조 기능을 켜 놓고 게임하는 영상이 논란이다. 운전 중 영상표시장치 금지, 자율주행 예외 조항, 사고 때 형사·민사 책임을 살폈다.

사진 pixellaphoto, CC0(Flickr·Openverse)

테슬라의 FSD 기능을 켠 채 운전대에서 손을 떼고 달리며 차량 화면에 게임을 띄워 무선 컨트롤러로 즐기는 영상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와 비난을 받고 있다. 제보자 설명에 따르면 운전자는 감시 카메라를 인형 머리로 가려 무력화했고, 스마트폰으로는 내비게이션과 유튜브 영상을 켜 두었다고 한다. 기사는 FSD가 완전 자율주행이 아니라 운전자 감독형 주행 보조 기능이고, 운전자가 전방을 주시하며 언제든 차량을 직접 제어할 의무가 있다고 전한다.

영상 속 차가 사고를 낸 것은 아니다. 그러나 차가 알아서 가니 괜찮다는 생각을 하는 운전자가 이 사람 하나는 아닐 것이다. 지금 법으로 이 행동이 어떻게 평가되는지, 사고가 나면 누가 무엇을 지는지 정리해 본다.

1. 사고가 없어도 법 위반인가

가. 운전 중 영상표시장치 금지

도로교통법 제49조 제1항 제10호는 운전 중 휴대용 전화 사용을 금지한다. 제11호는 운전 중 볼 수 있는 위치에 영상이 표시되지 않도록 하라고 정하고, 지리안내나 교통정보안내, 차량 주변을 보여 주는 영상 등만 예외로 둔다. 제11호의2는 운전 중 영상표시장치를 조작하지 못하게 한다. 달리는 차에서 화면에 게임을 띄우고 조작했다면 제11호와 제11호의2가 먼저 문제 된다.

나. 자율주행 예외가 적용될까

여기서 나올 법한 반론이 제56조의2다. 같은 조 제2항은 운전자가 자율주행시스템을 사용해 운전하는 경우 위 제10호, 제11호, 제11호의2를 적용하지 않는다고 정한다. 언뜻 면제 조항처럼 보인다.

그러나 자율주행시스템은 아무 보조 기능이나 뜻하지 않는다. 자율주행자동차법 제2조 제1항 제2호는 이를 운전자나 승객의 조작 없이 주변 상황과 도로 정보를 스스로 인지하고 판단해 자동차를 운행할 수 있게 하는 장치로 정의한다. 기사대로 해당 기능이 운전자 감독을 전제로 한 주행 보조라면, 이 예외를 주장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 조항의 적용을 두고 FSD를 직접 판단한 판결은 확인하지 못했으므로 단정하지는 않겠다. 다만 설령 예외가 적용된다고 해도 제56조의2 제1항의 직접 운전 요구 대응 의무는 남는다. 감시 카메라를 가려 놓은 운전자가 그 요구에 지체 없이 대응할 준비를 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2. 사고가 나면 형사책임은

가. 운전자 과실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3조 제1항은 차의 운전자가 교통사고로 형법 제268조의 죄를 범하면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정한다. 주행 보조 기능을 켰다는 사정은 운전자 지위를 없애지 않는다. 오히려 화면을 보며 게임을 했다면 전방주시 소홀을 뒷받침하는 사정이 되고, 카메라를 일부러 가린 사실이 드러나면 양형에서도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나. 합의만으로 끝나지 않는 경우

업무상과실치상은 원칙적으로 피해자의 명시적 의사에 반해 공소를 제기할 수 없지만, 제3조 제2항 단서는 신호 위반, 중앙선 침범, 제한속도 시속 20킬로미터 초과, 횡단보도 보행자 보호의무 위반 등이 있으면 예외로 둔다. 보조 기능이 켜진 상태에서 차가 스스로 그런 동작을 했더라도, 운전자가 막을 수 있었느냐가 쟁점이 된다. 사망 사고는 애초에 합의로 공소를 막을 수 없다.

3. 민사책임과 제조사 책임

가. 운행자 책임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제3조는 자기를 위해 자동차를 운행하는 자가 그 운행으로 다른 사람을 사망하게 하거나 부상하게 하면 손해를 배상하도록 정한다. 면책은 같은 조 단서의 요건을 증명해야 하는데, 승객이 아닌 사람이 다친 경우 운전자가 주의를 게을리하지 않았다는 점 등까지 증명해야 한다. 게임을 하고 있었다면 통과하기 어렵다.

나. 제조사에 물을 수 있나

제품 결함으로 사고가 났다면 제조사 책임을 따져 볼 수 있다. 대법원은 소비자의 증명 부담을 덜어 주되 전제를 분명히 했다.

대법원 2004. 3. 12. 선고 2003다16771 판결

제품이 정상적으로 사용되는 상태에서 사고가 발생한 경우, 소비자 측이 그 사고가 제조업자의 배타적 지배 영역에서 발생했고 어떤 자의 과실 없이는 통상 발생하지 않는다는 사정을 증명하면 결함과 인과관계를 추정할 수 있다.

전제는 정상 사용이다. 감시 카메라를 가리고 다른 앱으로 게임 화면을 띄운 상태라면 이 추정을 받기가 어려워진다. 차량 제조사를 상대로 소송을 생각한다면 그 자체로 큰 약점이다.

4. 당사자가 챙길 일

가. 피해자

주행 보조 기능 사용 여부는 보험사와 제조사 사이에서도 다툼이 될 수 있으므로 사고 직후 차량 기록과 주변 영상을 확보해 달라고 수사기관에 요청한다. 내 차 블랙박스 원본은 덮어쓰이기 전에 따로 저장한다. 상대 운전자가 화면을 보고 있었다는 정황을 봤다면 그 내용을 조사 때 진술한다.

나. 운전자

보조 기능 때문에 사고가 났다는 주장은 기록으로 뒷받침해야 한다. 주행 기록과 경고 이력은 운전자에게 유리하게도 불리하게도 쓰인다. 조사 전에 어떤 경고가 언제 떴는지, 그때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사실대로 정리한다. 게임 중이던 사실을 숨기고 진술했다가 차량 기록으로 드러나면 진술 전체의 신빙성이 흔들린다.

5. 맺으며

기술은 운전을 덜어 줄 수 있어도 운전자 자리를 대신 맡아 주지는 않는다. 기술 발전 속도에 맞춰 예외 조항의 범위를 분명히 할 필요는 있다. 그전까지 운전석에 앉은 사람이 지켜야 할 기준은 단순하다. 앞을 보고, 언제든 잡을 수 있게 운전대 가까이에 손을 두는 것이다.

(대온 법률사무소 신동우 대표변호사)

이 칼럼은 2026. 11. 4. 기준 법령과 판례로 쓴 일반적인 법률 정보이며,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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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신동우 대표변호사

법학박사 ·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형사전문변호사·이혼전문변호사 · 대온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사건을 상담부터 판결까지 직접 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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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신동우 대표변호사 · 2026. 1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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